동네방네 김형규 기자 | 서울의 덕수궁길, 홍제유연, 흥천사 등 명소들이 글로벌 패션 무대로 변신한다. 서울시는 오는 9월 1일부터 7일까지 ‘2026 S/S 서울패션위크’를 서울 전역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주관하는 ‘서울패션위크’는 한 시즌 앞선 컬렉션을 통해 디자이너와 고객, 바이어, 미디어를 연결하는 글로벌 패션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24년 춘계 시즌에 DDP와 성수동 에스팩토리에서 병행 개최된 바 있다.
올해로 25주년을 맞은 서울패션위크는 DDP를 넘어 덕수궁길, 홍제유연, 흥천사 등 서울의 다양한 명소를 배경으로 한 패션 무대,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 인공지능(AI) 기반 기술 융합 등 다층적인 콘텐츠를 통해 K-패션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조망한다.
시는 DDP 외부에서 단독 브랜드 쇼가 공식적으로 처음 열리는 것에 대해 “서울의 다채로운 매력을 담을 수 있는 공간에서 서울다운 젊음과 에너지, 그리고 기술과 예술이 융합된 독창적인 K-패션을 선보이며 서울패션위크만의 차별화된 강점을 극대화하고자 한다”라고 설명했다.
''서울'의 명소 곳곳에서 펼쳐지는 컬렉션, '베를린 쇼룸' 첫 참가…서울이 글로벌 교류의 장으로'
이번 시즌의 포문은 ‘앤더슨벨’(Andersson Bell)의 오프닝 패션쇼가 연다. 서울의 정취가 묻어나는 덕수궁길에서 도시적 감성과 한국적 미학을 담은 컬렉션을 선보인다.
‘SOFT CLASH’를 주제로 하는 앤더슨벨의 26 S/S 컬렉션은 마크 로스코의 색면 회화와 1990년대 아이콘인 PJ 하비와 자비스 코커의 비틀린 태도에서 영감을 받아, 서로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요소들이 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순간을 표현한다.
또한, 보테가 베네타, 구찌 등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와 작업해온 세계적인 스타일리스트와 아티스트들이 참여해 컬렉션의 완성도를 한층 높인다. 스타일리스트 로비 스펜서(Robbie Spencer), 헤어 아티스트 마리 오하시(Mari Ohashi), 메이크업 아티스트 호세 카를로스 곤잘레스(Jose Carlos Gonzalez)가 이번 쇼에 참여하며, 해외 미디어와 바이어의 관심 속에 서울패션위크의 글로벌 인지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홍제유연, 흥천사, 몬드리안 호텔, DDP 아트홀 등 서울을 대표하는 명소에서도 27개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패션쇼 18, 프레젠테이션 9)가 릴레이로 무대를 이어간다.
DDP 디자인랩과 성수동 EQL 플래그십스토어, 개별 쇼룸에서도 프레젠테이션 형식의 패션 콘텐츠가 다양하게 진행된다.
특히, 이번 시즌 글로벌 협업의 상징은 ‘베를린 패션위크’ 주관의 공식 쇼룸인 ‘베를린 쇼룸(Berlin Showroom)’의 서울패션위크 첫 참가다. 베를린에서 엄선된 12개의 유망 브랜드는 9월 2일부터 3일까지 양일간 서울 강남 MCM 쇼룸에서 국내 최초로 컬렉션을 선보이며, 지속가능성과 전통미학, 소재 혁신이 결합된 작품들을 공개한다.
참여 브랜드는 ▴SIA ARINKA ▴LUEDER ▴BALLETSHOFER ▴HADERLUMP ▴RICHERT BEIL ▴GERRIT JACOB ▴DAWN ▴CLARA COLETTE MIRAMON ▴UNVAIN STUDIOS ▴WILLIAM FAN ▴DANNY REINKE ▴ISABELLA RUDZKI 등이다. 해당 브랜드들은 전통적인 우아함과 럭셔리를 바탕으로 이탈리아산 고급 원단부터 비전통적인 소재의 결합 등으로 독창적인 스타일을 제안한다.
시는 이번 협업이 K-패션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콘텐츠 다양화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패션위크 25주년 기념 특별 네트워킹 파티도 열린다. 성수동 EQL에서 개최되는 ‘SFW 파티’는 1664 블랑의 후원과 인트렌드 정윤기 대표의 호스트 참여로 진행되며, 디자이너, 바이어, 미디어, 인플루언서 등이 참석해 패션을 매개로 한 활발한 교류의 장을 형성한다.
'AI와 패션의 융합…'서울다움' 선보이는 AI 캠페인 영상, 전시, 패션쇼'
AI 기반 기술을 활용한 공식 캠페인 영상도 주목된다. 서울의 고궁, 한강의 물결, 남산타워의 야경,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의 DDP 등을 배경으로 100% 인공지능으로 생성된 모델이 K-디자이너의 컬렉션을 입고 등장한다. 이번 영상은 ‘서울’과 ‘패션’의 새로운 결합을 시각적으로 구현해 서울패션위크 유튜브 채널과 시내 전광판, 지하철 역사에서 송출된다.
2026 S/S 서울패션위크 공식 AI캠페인 홍보 영상은 서울패션위크 유튜브 채널을 통해 8월 16일 공개됐으며, 서울 시내 70개 옥외 전광판과 서울 지하철역 18곳의 역사 내에서도 만나 볼 수 있다.
이외에도 AI와 결합한 신진 디자이너들의 패션전시와 ‘한나신’ 브랜드의 패션테크 쇼 등도 마련돼 ‘기술+패션’의 미래를 제시한다.
'74개 브랜드 수주전시, 20개 쇼룸 투어 등 B2B 플랫폼↑… 실질 비즈니스 성과 확대 기대'
9월 4일부터 6일까지는 74개 브랜드가 참여하는 수주전시와 20개 쇼룸 투어가 진행된다. DDP 디자인랩 3개 층에서는 74개 브랜드 부스가, 성수・한남・강남 일대에서는 개별 쇼룸에서 바이어 밀착 상담이 이뤄진다. 이에 앞서 서울시는 구매력 검토를 통해 22개 국가 102명의 유망 바이어를 초청하고 있으며, 9월 3일까지 서울패션위크 트레이드쇼 누리집에서 국내외 패션 관계자의 사전 신청을 받는다.
(수주전시) DDP쇼룸 등 디자인랩 3개 층에 걸쳐 74개 브랜드의 부스가 운영된다. 4개의 멀티쇼룸(▴아이디얼피플 ▴에이전시윌 ▴위컨스트럭트×미스페이즈 ▴퓨처소사이어티) 참여를 통해 브랜드 구성을 다양화하고 본격적인 해외 패션시장 공략에 나선다.
(쇼룸투어) 바이어가 성수, 한남, 강남 등 패션 상권에 위치한 브랜드 쇼룸 20여 곳을 찾아가 밀착 상담을 진행한다. ▴NO MANUAL(노매뉴얼) ▴MARHEN.J(마르헨제이) ▴STAND OIL(스탠드오일) ▴YOUNG N SANG(영앤상) ▴ XLIM(엑슬림) 등 신흥 브랜드들이 대거 참여한다.
올해 상반기(25 F/W) 서울패션위크에서 역대 최고치인 671만 달러(약 94억 원)의 수주 상담 성과를 낸 만큼, 이번에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백화점인 ‘쁘렝땅’(PRINTEMPS), 싱가폴에 본사를 둔 동남아 최대 편집 스토어 ‘클럽 21 싱가포르’(Club 21 Singapore), 삭스피프스애비뉴(Saks Fifth Avenue Almaty) 등 글로벌 바이어와의 협업 성과가 기대된다.
'DDP 어울림광장 포토부스, 관람 티켓 이벤트 등 시민이 함께하는 다채로운 콘텐츠도 마련 '
이번 서울패션위크에서는 시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채로운 콘텐츠도 준비된다. DDP 어울림광장에서는 서울패션위크 25주년을 기념하는 포토 부스 이벤트를 비롯해 피죤의 향기 MBTI 테스트, 서울주얼리지원센터의 스타일링 체험, 커피 브랜드 G7 시음행사 등이 열린다. 신당역 유휴공간에서는 AI・조명・음향이 결합된 감각적 전시가 진행되며, DDP에서 열리는 패션쇼 시민초청 관람 이벤트도 SNS를 통해 신청 가능하다.
서울패션로드’의 두 번째 프로젝트 'SECOND SKIN : 패션과 AI, 그리고 빛' 전시는 신진 디자이너들이 패션을 소재로 한 이야기를 AI·빛·소리로 풀어낸 작품들로 구성되며, 9월 2∼7일까지 6일간 신당역 10번 출구 인근 지하 유휴공간에서 진행된다.
DDP에서 열리는 14개 브랜드 패션쇼(오프쇼 제외)를 관람할 수 있는 시민초청 티켓 이벤트는 서울패션위크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신청 가능하다. 당첨자는 DDP 야외광장의 티켓 부스에서 티켓을 수령하며, 상세 내용은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
주용태 서울시 경제실장은 “서울패션위크는 단순한 컬렉션 발표를 넘어, 도시와 시민, 산업을 잇는 K-콘텐츠 문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서울의 다양한 명소가 주는 고유한 감성과 글로벌 협업 등 서울패션위크만의 경쟁력을 키워 나가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