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방네 김형규 기자 | 전라남도가 로봇과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농산물 물류 자동화 시대의 포문을 열었다.
전남도는 24일 무안 현경면 전남서남부채소농협에서 농산물 풀필먼트 실증센터 개소식을 개최하고, 첨단 기술을 접목한 농산물 물류·유통 자동화 기술을 선보였다.
풀필먼트(Fulfillment) 기술은 농산물의 입고부터 선별·포장·출하까지 물류 전 과정을 자동화하고 최적화하는 스마트 물류 시스템이다. 농산물을 일정한 품질과 규격으로 자동으로 선별·포장·관리해 유통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인다.
이날 개소식에는 농식품부, 전남도, 무안군, 전남서남부채소농협, 연구기관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기념 퍼포먼스와 함께 현장에서 선별·포장 등 농산물 물류 자동화 기술을 선보이며 큰 주목을 받았다.
실증센터는 2022년 농식품부 ‘스마트 농산물 유통저장 기술개발 사업’과 2023년 ‘농산물 산지유통센터 지원사업’ 공모를 통해 전남서남부채소농협에 조성됐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등 15개 연구기관이 공동으로 풀필먼트 핵심 기술개발에 참여했다.
총사업비 302억 원(국비 223, 도비 17, 군비 32, 농협 30)을 투입, 실증센터 1동(40억 원), 저온저장시설(APC) 2동(55억 원), 풀필먼트 기술 연구개발(207억 원) 등 총면적 3천665㎡로 조성돼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주요 설비로는 ▲AI 딥러닝 기반 카메라 선별시스템 ▲비파괴 기반 부패 농산물 선별시스템 ▲그리핑 방식 칼리스타 자동 선별라인 ▲자동 망 포장 시스템 ▲통합관제시스템 ▲무인지게차 ▲청소 로봇 등이다. 올해 말부터 델타로봇 전처리 라인과 로봇 파렛타이저 등이 추가 구축될 예정이다.
기술이 도입되는 농산물은 양파, 고구마, 단호박 등 3개 품목으로, 2026년까지 기술 고도화와 현장 실증을 거쳐 상용화를 최종 목표로 한다.
풀필먼트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다양한 농산물을 한 공간에서 365일 연중 선별·포장할 수 있어 산지유통시설(APC)의 가동률과 수익성이 높아지고, 농산물 상품성 향상에 큰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박현식 전남도 농축산식품국장은 “기존 인력 중심의 농산물 물류·유통 과정이 자동화 시스템으로 대체되며 농촌 지역 인력난과 유통비용 부담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며 “풀필먼트 실증센터가 전남 농산물의 품질과 유통 경쟁력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남도는 이번 풀필먼트 기술개발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지역 내 대규모 산지유통센터(APC)를 대상으로 보급해 전남을 전국적인 스마트 산지 유통의 대표 모델로 육성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