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방네 김형규 기자 | 경상남도가 수산부산물을 활용한 고부가가치 산업 창출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도는 수산가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어류부산물이 일반폐기물로 분류돼 재활용이 제한되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지난해 5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수산부산물 재활용 규제자유특구’ 지정을 받았다. 사업계획서 확정, 책임보험 등 사전 준비를 거쳐 이달부터 본격적인 실증사업에 착수하며, 2026년 12월까지 2년간 총 166억 원이 투입된다.
실증사업에는 (재)경남테크노파크와 동원F&B, 대영수산식품(주), 엠에스씨(주) 등 도내 기업 7곳, 국립창원대·경상국립대 등 지역대학을 비롯한 경남의 14개 업체·기관이 참여한다. 수산부산물의 분리배출·수집·처리 기준 마련과 함께 시제품 개발, 판로 개척 등도 추진한다.
참치의 수산부산물은 머리, 내장, 껍질, 동맥구, 혈합육 등으로, 현재 재활용률이 19.5%에 불과해 대부분 폐기되거나 소각된다. 반면 사업장 폐기물의 평균 재활용률은 84.3%에 달해 고기능성 소재로 활용방안·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도는 이러한 참치 부산물을 화장품, 기능식품, 중간소재화 등 미래 산업 자원으로 전환해 수산업계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을 계획이다. 실증사업에서는 ▲참치 머리·안구에서 오메가3 추출 ▲참치 껍질에서 콜라겐 소재화 ▲참치 동맥구의 이너뷰티 식품화 ▲혈합육의 아미노산 화장품 소재 활용 ▲자숙액의 조미 액기스 등 다양한 고부가가치화 기술을 시험한다. 사업화를 위한 창업기업 발굴, 시제품 개발, 마케팅, 판로 개척 등도 지원해 산업 확산과 사업 다각화에 나선다.
이번 특구에는 '폐기물관리법' 특례가 적용된다. 어류 부산물 특성을 반영한 별도 처리 기준을 마련할 수 있어 제도적 공백 해소와 안정적 재활용 체계 확립이 기대된다. 나아가 도는 이번 실증 성과를 바탕으로 '폐기물관리법' 개정과 함께 '수산부산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을 추진해, 어류 부산물을 재활용 범위에 포함시킬 계획이다.
도는 이 사업이 국내 수산부산물 재활용률을 높이고, 친환경·고부가가치 산업 전환을 선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대구 부산물의 90%를 재활용해 의약품·화장품 원료 등으로 가치를 끌어올린 아이슬란드 사례를 벤치마킹해, 국내에서도 유사한 성공 모델을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이상훈 도 해양수산국장은 “수산부산물이 더 이상 버려지는 자원이 아니라 다양한 산업의 신성장 동력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며 “경남이 수산부산물 재활용 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해 수산업계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