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네방네 김형규 기자 | 전남대학교가 지역소멸 위기 대응의 현실적 해법으로 ‘국제이주자 정주 마을’ 조성 필요성을 제기했다.
민·관·학 협력 기반의 중장기 마스터플랜을 통해 이주민을 지역 정착 인구로 전환하는 전략적 접근이 시급하다는 정책 제안이 나왔다.
6일 전남대학교에 따르면, 외국인 밀집 지역인 광주 광산구 월곡동에서 국제이주 및 디아스포라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국제이주자 500만 시대 지역소멸 위기와 국제이주 타운 조성 공유 세미나’가 지난 2월 3일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세미나는 전남대학교 ‘국제이주민 500만 시대 지역소멸위기 대응 Living Lab(책임교수 정치외교학과 김재기)’이 주최했으며, 광산구 월곡동 소재 국제이주민지원센터에서 진행됐다.
행사에는 광주 광산구, 전남 나주, 경기 안산 등 국내 이주민 정책을 선도하는 지역 전문가와 현장 활동가들이 대거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세미나에서는 국제이주민 밀집 지역을 단순한 거주 공간이 아닌 지역 경제와 문화의 거점으로 발전시킨 다양한 사례가 공유됐다.
김병학 고려문화관 ‘결’ 관장은 지난 5년간의 운영 성과를 소개하며, 광주 고려인 마을이 전국적인 역사·문화 탐방지로 자리매김한 과정을 분석했다.
2021년 개관 이후 약 3만여 명이 방문하며 고려인 디아스포라의 역사와 정체성을 이해하는 문화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다례 아트스페이스 영산포 이사장은 “나주시 인구의 약 15%가 국제이주자”라며, 영산포에 형성된 동남아 이주민 공동체가 노동순환형 단기 체류를 넘어 정주형 마을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중장기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영숙 고려인 지원 ‘너머’ 센터장은 안산시 고려인 동포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정부 차원의 체계적 정착 지원 정책 필요성을 제기했다.
안산 지역 귀환 고려인은 2015년 약 8천 명에서 2025년 2만 2천여 명으로 증가하며 장기 정착형 이주 특성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정주 가능성을 좌우하는 구조적 조건에 대한 분석도 이어졌다.
전남대학교 임영언 교수는 월곡동 고려인 상권 자영업 실태를 분석하며 경제적 자립 기반 구축 방안을 제시했다.
이지현 박사(고려대)는 이민자 노동 특성이 장기 정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사회·경제적 요인을 진단했다.
전득안 박사(국제이주민지원센터)는 이주민 2세대 교육과 세대 계승 문제를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공동체 형성 조건을 제시했다.
김재기 교수는 고려인 정착 지원의 일환으로 ‘조상 뿌리 찾기’ 사례를 발표했다.
광산구 월곡동 거주 우즈베키스탄 고려인 동포가 소장한 족보를 발굴해 뿌리를 확인한 사례와 함께, 독립운동 사료 발굴과 서훈 추서를 통해 국적 취득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설명했다.
2026년 기준 독립운동 서훈 추서 인물 1만 8,664명 가운데 41%에 해당하는 7,580명은 후손을 찾지 못해 서훈이 전수되지 못했으며, 러시아 지역 역시 서훈 추서자 175명 중 77%가 후손 미확인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토론에서는 숭실대학교 배진숙 교수와 전남대 디아스포라학과 유표근·홍인화 교수 등 학계와 현장 전문가들이 참여해 정책 방향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지역소멸 위기를 겪는 지방 도시들에게 국제이주 마을은 선택이 아닌 필수적 대안”이라며, 제도 개선과 중장기 발전 계획 수립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행사를 주최한 전남대학교 RISE Living Lab 김재기 책임교수는 “이번 세미나는 학계·지자체·시민사회가 국제이주 문제를 지역소멸 대응 관점에서 함께 논의한 뜻깊은 자리였다”며, “광주·전남의 농촌과 어촌, 산업단지, 대학 현장에서 국제이주자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해 다양한 국제이주자 마을 조성 방안을 2차년도 과업으로 본격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