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네방네 김형규 기자 | (재)포항문화재단은 산업과 예술이 융합된 실험적 공예 전시 ‘매치-업: 연결되는 우리(Match-up: We Connect)’를 오는 23일부터 내달 22일까지 북구 학산동에 위치한 공예실험실 ‘커넥트’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환동해 공예산업 특화지역 조성사업의 하나로 추진되는 ‘SODO 프로젝트’의 대표 전시로, 지역 산업기술과 예술 창작의 접점을 확장하기 위한 시도다. 전시에는 작가 7명과 기술 마스터 9명 등 총 16명이 참여해 협업 공예 작품 23점을 선보인다.
특히 완성된 결과물 중심의 전시에서 벗어나, 작품 제작 과정에서의 실험과 협업의 순간, 기술과 예술이 결합되는 과정을 아카이브 형태로 함께 구성해 관람객이 창작의 흐름을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참여 작가들은 철강, 금속, 목재, 뉴미디어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공예의 확장 가능성을 탐색한다. 김권우 작가는 포항 산업을 상징하는 철판과 파이프를 활용한 작품 ‘스밈(Smim)’을 통해 거친 산업 자재를 빛과 결합해 따뜻한 오브제로 재해석했다. 김영민 작가는 철강산업의 상징인 H빔을 원목과 결합해 일상 가구로 확장한 작품을 선보인다.
김은솔 작가는 금속으로 해초 형상을 구현한 ‘씨위드 오디세이(Seaweed Odyssey)’를 통해 자연과 기술의 경계를 탐색했고, 박진희 작가는 물방울을 모티프로 한 금속 조형 조명을 제작해 감성적 조형미를 표현했다. 이시영 작가는 금속 표면에 빛과 감정을 머물게 한 조명 내장 공예 조형물 ‘주름들’을, 이진희 작가는 스테인리스 스틸과 사운드를 결합한 조형 스피커를 선보이며 공예와 기술의 융합을 시도했다.
이진희 작가의 작품은 소리의 파장을 시각화한 타공 구조와 음향에 반응하는 조명이 결합된 형태로, 음향·빛·공예 기술이 결합된 융합형 오브제로 주목받는다. 최근영 작가의 ‘페르블룸’은 철제 구조물과 꽃을 결합해 산업성과 생명성을 동시에 담아내며 공존과 화합의 메시지를 시각화했다.
기술 마스터로 참여한 이들은 포항 지역 산업 현장에서 활동하다 퇴직한 전문가들로, 금속 가공, 용접, 3D 모델링 등 다양한 실무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센서 제어와 피지컬 컴퓨팅 등 융합 기술을 바탕으로 작가들과 협업하며 작품의 구조 설계와 구현을 지원해 완성도를 높였다.
이번 전시는 산업도시 포항의 기술 자산을 공예 창작의 자원으로 전환하고, 기술자와 예술가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예술 생태계를 실험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전시가 열리는 공예실험실 ‘커넥트’는 작가와 기술자, 시민을 잇는 공예 플랫폼 공간으로 조성됐으며, 남구 연일읍에는 기술 중심의 창작 거점인 공예실험실 ‘마스터스’도 운영 중이다. 두 공간은 지속 가능한 공예 창작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실험적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기술적 기법에 예술적 감성을 더해 지역 공예 산업의 창조적 전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지역 청년 예술인의 활동 기반을 확장하고, 포항이 기술과 예술이 공존하는 도시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매치-업: 연결되는 우리’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시민 누구나 산업과 예술이 만나는 새로운 공예 창작 현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