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방네 김형규 기자 | 충청북도 영동군과 국립국악원 영동분원 설립 추진위원회는 1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국립국악원 영동분원 설립을 위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영동분원의 설립 당위성과 시대적 역할을 공유했다.
국립국악원은 우리나라 신라 음성서(音聲署) 이후 조선의 장악원(掌樂院) 등 역대 국가 음악기관의 전통을 이어 1951년 개원한 국립음악기관이다.
현재는 서울의 본원을 비롯하여 국립민속국악원, 국립남도국악원, 국립부산국악원이 개원하여 국악의 보전과 현대적 계승, 지역 전통공연예술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충청북도 영동군은 조선조 초기 세종을 도와 우리 음악의 체계를 확립한 난계(蘭溪) 박연(朴堧)의 고장이다. 박연의 업적이 음악사에서 매우 지대한 공로가 인정되어 우리나라 3대 악성으로 추앙하고 있다.
영동군은 난계 박연의 유음(遺音)을 계승하고자, 243개 전국 지자체 가운데 ‘국악문화예술과’의 전담부서인 행정지원체계를 갖추고 △60년 역사의 '난계국악축제' △군단위 최초의 '난계군립국악단'(1991년 창단) △대통령상 수여의 '난계국악경연대회' △국악 체험, 공연감상과 숙박이 가능한 중부권 유일의 국악체험공간시설인 '영동국악체험촌'을 2015년 개관 운영하고 있다.
'영동국악체험촌'은 교육부에서 실시하고 있는 ‘교육기부진로체험기관’에 올해부터 지정된바, 전국 2,771개 인증기관 중 국악기연주 및 공연 관람활동을 통한 국악분야 진로 체험의 유일한 기관이라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크다.
또한, 난계 박연의 음악적 업적 중 하나인 국악기 개량의 뜻을 본받아 국악기제작촌 조성과 난계국악박물관을 건립 운영을 통해 열악한 지역의 문화여건을 해소할 수 있는 문화예술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영동군은 국악의 전통의 보존 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를 위한 국악 보급 및 인재양성을 수 십년전 부터 추진하고 있어, 초등학교를 비롯해 중고등학교 국악관현악단을 지원 운영하고 있다. 그 결과로 영동지역 학교출신 거의 대부분이 국악기를 다루거나 이해하고 있으며, 특히 민의식(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정수년(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김용우(소리꾼) 등 시군 지자체 가운데 유명 전문국악인을 최다 배출한 명성을 쌓아오고 있다.
‘과일과 국악의 고장’으로 도시브랜드를 홍보하고 있는 영동군의 국악에 대한 군민들과 전국 국악인 모두의 소망이 합쳐져, 올해 엑스포 사상 처음으로 국악을 주제로 하여 '2025 영동세계국악엑스포'(9.12.~10.11)가 개최된다. 이를 계기로 k컬처 확산과 신드롬에 맞추어 국악의 위상을 국내는 물론 세계에 알리는데 중요한 핵심축으로 자리매김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계획된 1도 1국악원의 정부 정책에 맞춰 영동군에서는 충청북도를 대표로 하여 2002년부터 30여년째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립국악원 영동분원이 설립이 될 경우 타 분원과 특화되는 부분은 '국악기의 현대화등 악기연구 중심', '세종조 궁중 음악의 본산', '중부권 국악교육 거점' 등이다.
'국악기의 현대화 등 악기연구 중심'은 서울 본원에 ‘악기연구소’가 운영되고 있으나 연구에 따른 공간부족, 악기재료 수급 등 여러 문제가 있어 2010년 국립국악원 악기연구소가 영동으로 이전한 적이 있다. 영동군에서는 영동군의 주목을 감나무에서 국악기의 대표적인 재료인 오동나무를 주목으로 심고 있을 정도로 국악기의 관심과 연구 여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국악에 대한 국민들의 심미감이 바뀌어감에 따라 서양악기와 어우러져도 이상하지 않는 악기연구와 개량이 시대적으로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또한 국악 산업 진흥을 위해서는 국악기의 표준화, 인증제 등이 필요하며 이와같은 기능이 국립국악원 영동분원에서 충분하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조선의 자주성을 외친 세종은 한글과 더불어 음악에서도 중국과는 다른 자주적 민족음악을 주창한바 이를 실행으로 옮긴 행정가이자 음악애호가가 박연이다. 이와같은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조선조 세종음악의 본산지로서 세종대의 여민락, 보태평, 정대업 등의 궁중의 악가무가 연구되고 공연 제작이 국립국악원 영동분원에서 특화 사업으로 추진될 것이다.
또한, 충북 영동군은 우리나라 중심부에 위치하여 인근 경북, 충북, 충남, 전북 등 배후도시 초중등학교 학생들이 국악 체험 및 전문인력으로의 도약, 국악향유 인구층 확대면에서 매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영동국악체험촌'의 공연장과 숙박시설은 국악과 전통문화에 관심있는 국내외국인들이 선호하는 장소이며, 향후 세종학당재단, 재외동포청, 국기원등과 연계하여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학생들의 국악과 전통문화 체험의 공간으로 활용되어 'k-컬쳐 체험과 확산의 중심지'로 발돋움할 것이다.
국립국악원 영동분원은 기존 '영동국악체험촌' 시설을 그대로 활용한다면 국비 400억원 ~ 500억원의 건립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이점이 있으며, 단원은 프로젝트 단원제도를 활용하여 유망한 청년국악인들이 좋은 작품에 참여할 수 있는 모델 적용으로 운영의 효율성을 도모할 수 있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 2025년 6월25일 '국립국악원 영동분원 설립을 위한 국회정책세미나'에 이어 국립국악원 영동분원 유치의 당위성과 중부권 전통문화 교류 거점으로서의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기자간담회 형태로 마련됐다.
오늘 기자간담회는 김종규 한국박물관협회 명예회장과 신영희 국가무형유산 판소리 보유자의 축사로 시작해, 정영철영동군수와 민의식 국립국악원 영동분원 추진위원회 위원장의 인사말에 이어 영동난계국악단 지현아 단원의 가야금병창 축하공연으로 분위기를 더했다.
주재근 2025 영동세계국악엑스포 기획운영감독은 기조발제 '국립국악원 영동분원 설립의 당위성 및 시대적 역할'을 통해 △국악기의 현대화 등 악기연구 중심 △ 조선조 세종조 궁중음악의 본산 △ 중부권 국악 거점의 필요성 △ k-컬쳐 체험과 확산의 중심지 △ 영동 분원 설립시 이점 및 효율적 운영 등을 제시했다.
이어 진행된 전문가 제언에서는 김승국 전통문화연구소 콘텐츠소장, 강영근 한국정악원 이사장, 이영희 민주평화통일위원회 상임위원이 참여해, 영동분원을 △궁중음악 및 국악기 복원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 △전국 전통문화 교류 중심지로 특화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영동군의 국악 기반을 활용하면서 타 지역 분원과 기능을 분담해 중복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정영철 영동군수는 “영동은 조선의 3대 악성 난계 박연의 고향이자 국악의 생태계를 갖춘 도시”라며 “600년전 세종과 박연의 자주적 문화전통 유산을 이어 향후 600년, 대한민국을 문화강국으로 이끄는 초석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